꼼 밥과 족편

주사라 2010. 5. 12. 23:12

 

 

 

 

 

   

                                         꼼 밥과 족편

 

                                                                ()명숙

 

       강물처럼 흘러가는 세월은 겨울을 보내고 온 천지가 꽃향기와 더불어 색색의

     그림으로 잔치를 벌이는 봄으로 유혹한다.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대자연 속

     으로 봄 소풍을 가기로 했다.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늘 먹는 것 외에 색다른 것이 무엇일까?

       재미있고도 색다른 도시락을 준비하고 싶은 생각에 내 머릿속에서 요리조리 메뉴

       가 왔다 갔다 한다.

       결론은 꼼 밥과 족편과 야채 겨자샐러드를 해가기로 마음먹고 준비했다.

       계란을 한 삼십 개의 껍데기를 위에만 적당하게 홈을 내어서 속을 다 쏟아놓고 물

       에 불린 쌀과 찹쌀, (삶아서), , 은행, , 흑미 등을 잘 씻어 준비해서 계란

       껍질 속에다 2/1 정도를 담아 넣고, 물에 소금과 계란 흰자 조금 넣고 잘 저어서

       계란 속에다 채우고 찜 솥에다 한 삼 십분 쯤 익혔다. 잘 익어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다 익어서 한 개를 꺼내어 제대로 잘 되었는지, 계란 껍데기를 벗겨보니 얌전하게        계란모양 그대로의 영양 밥이다.

     원하는 대로 잘된 것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은행과 잣, , , 이 재료는 절대로 어울릴 수 없는 재료지만 찹쌀과 계란국물

     이 어우러졌기에 예쁜 계란모양의 영양 밥이 빚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은행

     이 을 않고 밤이나 잣도 콩도 모두 을 않고 찹쌀과 계란 국물도 보듬어

     안기를 마다치 않고 소금도 적당하게 제 맛을 내니 보기도 아름답고 맛도 일품인,

     그래서 보는 사람의 입과 눈을 즐겁게 해주는 맛있는 계란 밥이 된 것이리라. 

  

       족편은 하루 전에 준비 했다. 돼지 족을 물에 담그면 핏물이 쏙 빠진다. 찜 솥 밑

     바닥에 나무젓가락이나 대나무접시를(작은) 깔고 간장(Yoshlda’s), 물 조금, 생강,

     양파, 통마늘, 대파, 통후추, 배나 파인애플, 청양 고추, 매운 건 고추 등을 넣고

     (족이 잠길 정도로) 두 시간 삼십 분-세 시간을 폭 끓여 익힌다.    

       소쿠리에 꺼내어 식기 전에 뼈를 잘 발라내어서 랩에다 둥그렇게 소시지모양으로

     꼭 조이면서 둘둘 말아 (단단히) 두면 밤사이에 썰기 좋게 잘 굳는다. 여기에 양념한

     새우젓을(청양 고추) 곁들이면 맛이 일품이라는 것쯤은 다 아는 사실이지요

     혹은 소 족을 삶아서 뼈를 잘 발라내고 가운데에 곱게 채 친 삼색 파프리카를 박아서

     김밥처럼 둘둘 말아 굳히면 모양도 예쁘고 맛도 있다.       

 

       준비한 야채(게맛살, 양파, 오이, 당근, 양배추, , 홍고추, 표고버섯,, 백색

     계란지단,등등)을 어우러져서 겨자소스에 버무려 먹으니 맛이 그만이라 일행들의 입

     이 즐거웠다. 야채를 한가지씩 먹기보다는 양념한 겨자 소스에 조물조물버무리는 손

     맛 때문에 더욱더 알맞은 맛이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싸온 귀한 도시락과 어우러져

     나누니 이 모양 저 모양의 음식들로 하게 즐거운 야유회가 되었었다. 

     식사를 하던 누군가의 말이다.

       이 세상이 이 꼼 밥이나 족편처럼 꼭 부 등 켜 안으면 얼마나 좋을지, 작게는 가정

     이나 자그마한 공동체, 또는 국가가, 그렇게만 되면 평안하고 세계가 평화로울 것이

     라고 말한다.  

 

      “하고 나서는 것 없이 서로 감싸 안는다는 것이 힘든 일일까?

       남편을 감싸고 아이들을 보듬어 안고, 이웃을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아니 바보 같

       아도, 감싸 안아주는 삶을 살도록,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로 오시는 그분의 도움이 없이는 어려울 것이다. 마음을 그분께 맡기며 을 반

       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구 해본다.     (5/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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