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탕을 끓이면서
내장탕을 끓이면서
윤(김)명숙
요즘의 시애틀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날마다 회색 하늘에 비는 오락가락, 햇볕은 살짝 얼굴을 내민다. 어느 의학 박사님의 글에 보니 올 해에는 작년의 신종 풀루보다 더 지독한 킬러 2가 유행한다고 한다. 미리미리 예방을 위해 손 세척을 항상 청결 하게 하고 마스크를 준비하라고 대비책을 논했다. 목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예방 주사도 잊지말고 미리 맞아야겠다. 나이 탓일까? 날씨가 서늘해지면 목구멍이 따끔따끔 아파진다. 불결한 기분이 들며 아파지는 것은 목감기 시초이지 싶다. 이러할 때엔 나만의 터득한 방법은 매운 탕을 끓여서 뜨거운 국물로 목을 가라앉힌다. 어떠한 재료를 쓰든 매운 국물을 만들어서 목을 달래면 괜찮아진다.
얼마 전에 노인들끼리 사과 밭에 사과를 사러 가기로 약속을 했다. 장거리 운전을 하기에는 무리가 되기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노인들이 가엽다. 단풍 구경 하며 바람도 쐴 겸 젊은 그룹의 도움으로 함께 가기로 했다. 나는 약밥을 만들 준비 를 하고 김밥을 사서 가려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아침 열시까지 모이기로 약속을 했기에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있는데 갑자기 아침8시에 출발이라고 연락이 왔으니 난감했다. 하는 수 없이 가다가 맥도널드 빵으로 대체 하기로 하고 급하게 집을 나서 면서 과자와 마실 물을 준비해갔다. 모두 급하게 출발하느라 빈손으로 왔다. 어느 한 분이 샌드위치를 싸가져 왔기에 대충 요기를 때우고 달리면서 식사할 곳을 찾으니 마땅치가 않았다.
그래도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기에 사과를 한 컨테이너를 사서 각자 상자에 담고 나머지 열 상자를 젊은 그룹에 바자용으로 준비를 해서 돌아오니 오후 3시경이었다. 자동차 가스비와 사과 열 상자를 해결해주고 돌아와서도 노인들이 그 박스를 다 내려서 담아주고는, 기분도 상하고 기운도 빠지고 지쳐서 집으로 돌아갔는데 젊은이 몇 분이 저녁을 먹자 하지만 우리 회장님의 입장에서 회원들이 맘이 상해서 가버렸 기에, 기분이 내키지를 않아 그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밥을 사주지 않아서 화근이 되었다. 밤사이에 입소문으로 주일 낮에 두드려 맞았다. 사과도 하나 안 사주었다며, 사과를 두 분의 몫을 담아놓았지만 젊은 그룹이 바자를 하기에 나중에 드리기로 했는데, 그사이를 못 참고 터진 것이다. 힘들여서 사과를 담아주고 내려주고, 몸살이 나서 약을 먹고 자리에 누웠는데 그 밤사이에 마(魔)의 혓바닥의 역사가 일어났던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주일 밤사이에 외부의 고명인에게 소문이 가서 월요일 아침 페이스 북에 글이 올라왔다. 모가 난 성품의 두 사람 이야기로! 목요일 낮에 젊은이한테 전화가 왔다. 월남 국수를 사드리겠다고? 나는 식사 대접받을 일도 없거니와 밥 한 그릇에 사람을 시험에 빠뜨리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그 가난한 사람 의 밥을 먹고 소화를 못 시키고 체할 것이기에 사양했다. 가난한 사람은 참 불쌍하다. 나 역시 가난하기에 그 처지를 이해한다. 가난하면 하고 싶어도 못하니 저렇게 되지 않으려면 성공을 해서 부자가 되어야 한다며 가난한 자의 모델이 되어 수치를 당했고 모두는 인정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나는 가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안히 먹을 것 입을 것 마실 것과 조금이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행복이 있으니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다만, 어느 분의 사랑은 지속적으로 주는 것이라고 하는 그말대로 그분에게 주지는 못하지만, 나는 노인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웃에게 나누어 주어도 그릇까지 먹어 버리고 돌아오는 것은 없지만, 자급자족하는 비결을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문인들의 문학의 밤 행사에 수필을 낭송하기로 되었는데 메일을 보냈다. 기분도 상하고 몸도 마음도 아파서 사양하고 다른 사람을 시키라고, 그러나 그대로 하시 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알았다고 하고는 정녕 주님이 하게 하시는 일이면 끝까지 책임지시고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참으로 신기하다. 사람들 앞에서 수필을 낭송할 때면 수줍음이 많아 용기가 없어 잘 떨고 불안해하는 내게 낭송을 하려는 순간 머리가 시원해지며 마음이 차분하게 차근차근 낭송할 수 있도록 도와주심을 느낄 수가 있었다. 끝난후에 누구보다 교수님이 꼭 끌어안으며 좋아한다. 그 보세요. 잘하시면서! 동료도 제일 잘했다며 끌어 않는다. 부끄럼 많고 용기가 없는 나는 항상 도망을 다녔는데 나도 놀랐다. “주님의 은혜에!” 토요일 행사를 끝내고 주일 낮에 후 폭풍이 엄습했다. 지치고 피곤함은 나이도 있겠지만 정말 나는 싫다. 인간의 몰이해와 모략과 질투와 시기가! 폭행보다 더 무서운 일들, 배려심 없는 이 사회의 모순이 사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어디건, 신성한 곳에까지 부패한 사회보다 더 한 일이 많다. 몸이 찌뿌드하니 개운치가 않고 입술이 부르튼다. 문득 고국에 여행 갔을 때 아이들 고모부가 내장탕을 사주시어 맛있게 먹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나서 내장 탕을 끓여 먹기로 했다. 내장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 밀가루에 문질러 씻어내고 소금에 빡빡 문질러 씻어내고 또다시 빡빡 문질러 씻어서 삶은후에 잘게 썰어서 고추장, 된장과 후춧가루, 생강, 마늘 양파, 깻잎을 썰어놓고 끓이니 내장의 잡내가 없고 입에 착착 달라붙게 맛있다. 아! 그렇다. 내 안에 불순물이 자리를 잡지 못 하도록 하나님 아버지께 다 아뢰고 예수님의 보혈로 깨끗하게 씻김 받고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내 안에 주님의 말씀으로 가득 채우자. 그래서 더 하나님께 힘을 다해 달려가자. 나의 남은 삶을 맛깔스럽게 인도하여 주시리라. 어느 목사님 께서 가난한 쪽 방 노인들을 위하여 재산을 다 팔아서 도우며 장례식도 치러주고 외로움과 괴로움을 함께 하시며 쪽방 촌을 떠나지 못한다는 글을 읽고 마음에 감동을 하였다. 언제고 다시 고국을 방문하게 되면 그곳을 꼭 찾아보리라 생각한다. 나는 주님을 모시고 저 하늘을 바라보며 달려가리라. 좁은 길 좁은 문을 향해서, 두 팔 벌리고 나를 맞아주실 주님을 바라 보면서, 나는 연약하지만 강하신 주님의 품 안에서 강하고 담대하게 살리라.
아멘 (10/12/10)
{갈등과 다툼은 옳고 그름 보다 대부분 비뚤어진 성격과 모난 성품 때문입니다. 못된 성격은 남 못된 것을 못 견딥니다. 모난 성품은 다른 사람 모난 꼴을 못 참습니다. 부딪쳐서 …둘 다 깎이는 동안 주위 사람들도 힘듭니다.. 조정민 목사님의 글을 인용해서 페이스 북에 올린 어느 목사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