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농장에서
仁塘/ 윤명숙
아이들과 함께 모처럼 딸기 농장(Reml Inger Farms)을 찾아갔다. 아이들이 방학 동안에 풍부한 학습 체험을 했으면 싶은 생각에서다. 너무 늦게 찾아 와서인지! 사람들이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고 딸기도 끝물인지라 좀 그렇기는 했지만, 목적은 딸기에 있지 않고 학습 체험이기에 그런대로 유쾌하고 유익함 그득 수확을 올린 기분이었다. 두 손자들의 그토록 이나 즐거워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두 늙은이도 행복함과 보람찬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주로 호흡을 맞춰주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다.
매주 토요일이면 제 아빠, 엄마랑 안가는 데 없이 다 돌아다니 면서 아예 저녁까지 먹고 들어오니 이 아이들의 기분이야 늘 행복하다. 하지만 방학 동안에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추억도 만들고 색다른 체험을 위해서 어미가 용돈을 두둑하게 주었기에 잘 안 가는 촌구석에 있는 딸기 밭으로 방향을 정했 지만 아주 잘한 것 같다. 딸기를 따면서 두 아이의 성격이 나타나는 것 같다. 작은아이는 꼭 하나씩 물어본다. 이것은 됐냐고? 큰아이는 아주 잘 익은 거만 딴다. 아빠 엄마가 딸기를 좋아해서 오늘 저녁에 먹어야 하기에 잘 익은거라야 된다나! 나는 큰 것만 골라서 빛이 반짝거리는 예쁜 것만 따면서 속마음으로 사람의 생각이 다 같다면 어찌 골고루 다 팔리겠는가. 성격이 다르기에 세상 모든 것이 다 그렇게 임자가 있는 것이겠지?
아이들은 색다른 곳에서 딸기를 따는 기분이 얼마나 좋으면 개구쟁이 짓을 하면서 아예 흙바닥에서 뒹굴면서 깔깔 웃는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옷은 형 티셔츠를 입고 신은 형이 버린 운동화를 주어 신고는 부대 자루 같은 셔츠 속에 파묻힌 모습으로 너무나 웃기는 것이다. 그래도 자식들 키울 때보다는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가없다. 아마도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심리 작용 때문일까? 작은 아이는 형 옷을 그렇게 좋아한다. 형에게 너한테 적으니 내게 달라면서 따라다닌다. 아니 옷뿐 아니라 형 것은 다 빼앗으려 한다. 심지어는 팬츠까지... 그래도 애교를 부리면서 쫓아다니기에 대체적 싸움은 하지 않는 편이다. 둘이 자라면서 하는 짓이 다 사랑스럽다. 그 맛에 손자들을 키우는 모양이다. 농장에 딸린 놀이터에 들어가니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돈이 아깝지만 그래도 그 돈만큼은 다 빠지도록 실컷 놀고 즐거워하니 보람은 있다. 증기 기관차는 두 번이나 타고 자동차나 배, 여러 가지 놀이기구가 다 입장료에 포함 되었기에 싫증이 나도록 탔으며 마지막에는 말까지 타고, 저희 원하는 저녁까지 먹었 으니 기분은 정말 행복하다. 처음 해본 체험이 큰 이야깃거리가 되어서 제 아빠, 엄마 앞에서 떠들썩 이야기 하느라 바쁘다. 딸 내외는 내가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면서 같이 기분을 맞춰 주면서 시끄럽다. 요즘 부모들은 친구 같은 시대여서 우리 자랄 때와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행복한 웃음꽃이 피는 모습에 내 마음도 덩달아 행복하다. 딸기가 달고 맛있으니 온 가족이 잘 먹는다. 먹다 남은 것을 잼으로 만들어 놓았더니 신이 나서 떠들면서, 아마도 딸기 잼만 보면 즐거웠던 생각이 절로 나는 모양이다. 아침이면 "할아버지, 팜 (Farm) 잼 발라줘." 그러면서 둘이서 깔깔 웃으면서 즐거워한다. 할아버지도 "자 먹어봐 팜(Farm)잼 먹어라." 아이들과 할아버지가 호흡이 잘 맞아 재미있어 보이 는 모습을 보며 "당신은 이 아이들이 없었으면 어찌할 뻔 했을까? " 남편의 말은 아무 재미도 없었을 것이라 한다." 행복이란 아주 소소한 일에서도 즐거워하면서 살면 이게 바로 행복이지 싶다. 다음 목적은 블루베리 농장이란다. 작년에 갔다가 문을 닫아서 들어가지 못했던 것을 기억해낸 큰아이의 요구 사항이다. 함께 슴쉬며 살아 있는 동안에 부지런히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어야 되겠다. 아름다운 꿈과 추억이 없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메말라 불쌍할 것 같다. 딸기 농장에서의 즐거움이 오래도록 아이들의 추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민들레의 영토가 넓어짐 같이 무한한 꿈나무들의 가능성이 후손들의 기업에서 이뤄지리라는 소망이 넘침에 가슴 뿌듯해진다. (7/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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